대한민국이 발전하려면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속담은 폐기처분 하여야 합니다. 떡은 마음과 몸으로 굿에 동참한 이들에게만 주어야 합니다. 잘못됨에 대한 무관심의 결과는 우리들과 후손들이 고스란히 물려받게 됩니다. 제안, 비판, 토론을 하다보면 지금 보다는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석유물류기지 못막으면,거제도가 끝장난다!!
조회: 13213
이름 : 신종국
2003-01-30 05:34:56
기름 없는 기름탱크 왜 자꾸 세우나
현장─거제도 원유비축기지 문제
박형숙 기자
*****이글은 월간 말지 1월호에 실린기사 입니다****
“없는 놈은 성을 내지 마라 안 하드나!”
거제도 일운면에 사는 강계준씨(57, 어업)의 말이다. 그는 피해자가 피의자로 둔갑하는 상황을 두고 그렇게 자조적으로 말했
다. 사연인즉 이렇다. 한국석유개발공사(이하 석유공사)측이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석유비축기지 공사를 강행하자 이
에 반대해온 주민들이 공사자재를 실은 차량의 진입을 막아오던 중, 어민 5명이 바다에 빠지는 해상사고까지 일어났던 것. 하
지만 당시 피해자들은 물론 그들을 구하려고 바다로 나갔던 주민들 모두 처벌을 받았다.
5월 10일 새벽 5시 30분경에 벌어진 이 사건은 석유공사의 하청업체인 대림산업측이 육로 대신 해상을 통해 주민들 몰래 공사
자재를 운반하려다 일어난 사건이었다. 이를 미리 알고 주민들은 배를 몰고 바다로 나갔는데 운항을 멈출 줄 알았던 바지선은
그대로 주민들의 어선들을 밀고 전진했다. 그 결과 두 척의 배가 대형 바지선에 깔려 침몰, 전복되었는데도 운항이 계속되자
이를 해안에서 지켜보던 주민들이 바다로 나가 강제로 배를 세우려는 과정에서 폭력사태까지 빚어졌던 것이다.
당시 바지선을 운반하던 선장은 취재를 나온 기자에게 “시공사(대림산업)에서 어민들 신경 쓰지 말고 배를 밀어붙이라고 해
서…”라고 증언해 사실상 강제로 배를 밀어붙인 것임을 시인했지만 피해 어민들은 오히려 구속, 집행유예, 업무정지 등으로
처리되었다. 이에 주민들은 석유공사와 대림산업을 상대로 살인미수 및 교사죄로 고발했지만 법원의 판결은 혐의 없음이었
다.
당시 물에 빠져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정철권씨는 “석유기지가 들어선 뒤 그 일대 어장에 어획량이 급격히 줄었고, 산란철에
도 고기들이 들어오지 않아 조업활동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과거 기지 앞바다엔 모자반 등 해조류가 많아 배가 다니지
못할 정도였는데 그런 바다 숲이 사라지자 고기들의 이동경로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양봉업이 망하고 기형 물고기도 10마리
중 한두 마리꼴로 출몰하고 있다며 이들이 피부로 감지하는 생태계 이상은 상당했다.
“석유기지 건설이 국가적 사업이기 때문에 그동안은 저희도 희생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석유공사가 석유를 가지고
‘장사’를 한다 아닙니까?”
석유 ‘장사’는 왜 위험한가
우리나라는 석유가 나지 않는 비산유국이다. 그렇다면 석유를 비축해야 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임무. 그런데 정씨가 분노하
는 것은 그 필요치를 넘어 석유공사가 석유 임대사업을 위해 기지건설을 멈추지 않는다는 데 있다. 거제도의 석유비축기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청정하다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 있어, 만에 하나 기름 유출과 같은 사고가 난다면 그것은 돌이킬 수 없
는 국가적 재앙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민들과 더 이상의 추가 기지 공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3차 공사를 강행하
는 것이라 주민들의 분노는 더욱 컸다.
어쨌든 현재 공사는 진행 중이고 30%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주민들의 반대여론은 석유기지 주변 주민들 수준을 넘어
거제시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11월 말 일운면 주민들과 거제시 시민운동단체들은 ‘석유기지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박찬균 신부)’를 결성, 추가공사에 강하게 맞서고 있어 석유공사와 주민들 간의 대립은 증폭되고 있다.
자, 그렇다면 따져보자. 석유기지가 핵폐기장과 같은 일명 기피·혐오시설에 대한 지역여론의 단순한 반발인지, 아니면 주민들
의 주장처럼 석유기지의 추가공사는 경제적 수익조차 없는 불필요한 것인지 말이다.
거제시 일운면에는 1981년부터 1997년까지 두 번에 걸친 공사를 통해 대규모 원유비축기지가 들어서 있다. 그 용량은 43%로
우리나라 최대 용량이다.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여기에 추가로 진행되고 있는 3차 공사(7백50만 배럴)다.
우선 적법한 절차인지에 대해 살펴보면, 1992년 2월 석유공사는 2차 공사를 시행하는 조건으로 일운면 주민들과 “추가 비축공
사 이후 재추가 공사는 하지 않는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 합의각서는 공증까지 받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9년 석
유공사는 3차 공사 의지를 밝혔고, 공사측의 한 번 더 주민투표에 부쳐달라는, 그 결과에는 꼭 승복하겠다는 간절한 요구에 따
라 주민들은 다시 투표를 했지만 반대의견(70%)은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주민들의 의지는 당시 일운면 번영회 회장(지춘식)에 의해 공사측에 왜곡되어 전달됐다. 회장은 독단적으로
공사를 진행해도 된다는 공문을 회신했고, 과거 주민들과 작성한 공증각서에 대한 효력을 의식했는지 회장과 공사측 사이에
작성된 합의서에는 “1992년 2월 29일 체결하여 공증한 합의서는 본 합의서의 발생일로부터 자동적으로 해제된다”는 내용이 명
시되어 있었다.
이에 따라 건설팀이 투입되었고, 주민들은 주민총회의 결의 없는 합의서는 무효임을 주장했지만, 석유공사측은 회장과 합의
한 서류를 근거로 주민들과의 합의는 끝난 것이라며, 공사진행의 적법성을 주장했다. 또한 협상조건에 따라 장학기금 및 지역
개발기금 20억 원을 이미 지급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 돈을 반납하면서 법의 판결을 기대했지만 부산고등법원은
주민들의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판정을 내렸고 현재 대법원에 항고 중이다.
그렇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문제의 합의서마저도 명시하고 있는 “거제 비축기지를 상업화된 물류기지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석유공사는 지키지 않고 있다. 주민들이 반발하는 ‘석유장사’가 바로 그것이다. 국내 석유기지를 ‘동북아 물류기지’로
활용한다는 석유공사의 사업아이템을 두고 하는 말이다.
본지가 확보한 석유공사의 ‘동북아 물류중심지 사업 세부추진계획서’에 따르면 거제기지의 활용방향에 대해 “서산, 여수 국제
비축사업을 지원, 민간지원 및 트레이딩 중점 기지, 입출하 설비 보완 추진”으로 기술하고 있다. 거제를 물류기지로 활용할 계
획이 없다는 석유공사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석유공사는 2001년 ‘동북아 석유교역 중심화 방안’을 통해 우리나라의 비축기지를 외국에 대여해 주고 그 임대료를 받아 수익
을 내겠다는 석유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거제환경운동연합의 이재홍 사무차장은 “석유기지 건설의 정당
성을 비축일수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위기의식을 조장해 내세우다가, 그에 대한 명분이 약해지자 갑자기 동북아 물류기지라는
사업아이템을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한다.
여론 무마용 말 바꾸는 한국석유개발공사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량에서 석유의존도가 55%로 가장 높다. 그리고 석유수입 세계 4위인데다가 석유소비량은 세계 6위나
된다. 석유에 대한 중요성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로선 거의 절대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위기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비축일수를 정하고, 그에 맞춰 석유를 저장해 두는 것이 석유비축기지를 건설하는 일차적인 이유다. 석유비축사
업이 국책사업임은 그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석유비축일수는 107일(9월 기준)로 정부 47일과 민간 60일을 합친 수치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저장일수 60일
에서 13일이 모자라는 양이다. 석유공사는 이를 비축기지를 추가로 건설해야 하는 이유로 삼아 왔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비축기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우리나라 총 8개 석유비축시설의 저장량(1, 2차 시설 기준)은 9천6백60배럴. 하지만 실제 저장량은 70% 수준이다. 시설을
100% 활용한다면 총 65일 저장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목표하는 60일분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8천8백만 배럴만 있으면
된다. 설사 저장시설의 안전관리를 위해 90% 정도만 채운다 해도 58일을 달성할 수 있다. 여기에 민간 부문을 합치면 118일이
되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다(미국 127일, 일본 119일, 독일 114일, 이탈리아 87일).
텅 빈 비축기지 왜 자꾸 세우나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소속 김성조 의원(한나라당)은 “문제는 비축시설을 건설하는 것보다 비축유를 그 시설에 채워넣는 것”이
라고 지적한다.
“비축유 예산 구입이 부족하다는 것을 그 이유로 대고 있지만 핑계에 불과하다. 3차 공사가 완공되는 2007년이 되면 총 저장량
이 1억4천6백만 배럴이 되는데 현재와 같이 비축률이 낮게 유지된다면, 현재 비축시설이 놀고 있듯이 그때 가서도 비축량을
채우기 위해 추가 기지 건설을 하겠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올해 비축유 구입 예산(1천7백88억 원) 중 집행된 금액은 3백44억 원(9월 기준)밖에 되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석유공사측의
답변은 한결같다. 유가상승으로 구입 시기가 적절치 않았다는 것. 하지만 문제는 기지 건설을 위해서는 예산을 전용해서까지
추진하면서 석유를 채우는 것에는 소극적이라는 평이 매년 국감 때마다 지적되는 사항이다. 예산을 다 집행하지도 않고 매년
예산을 이월만 하는 상황에서 비축일수를 늘리기 위해 기지만 지어대는 것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러한 지적이 계속되자 석유공사가 내놓은 대안이 바로 동북아 물류기지 사업이다.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 지리적으로 가깝
다는 점, 수심이 깊어 항만조건이 뛰어나다는 점, 지하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암반이 좋다는 점, 정제 시설을 갖췄다는 점 등이
산유국과 소비국을 연결하는 석유 교역 중심지로서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미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노르웨이와 중국과 계약해 총 2백10억 원(1999∼2002년 10월 현재)을 벌었는데 이에 대해 김성조
의원은 “이 정도의 수익이라면 차라리 비축시설 유지·보수 비용으로 비축유를 구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한다. 1998년부
터 지금까지 전국 8개 기지에 대한 개·보수 비용만도 1백억 원이 훨씬 넘는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이다.
2003년 석유공사 예산안을 보면 기지건설 비용이 1천2백억 원으로 비축유 구입과 거의 같은 수준이고, 유지보수 비용은 50억
원이 넘는다. 반면 현재 석유임대 계약국은 노르웨이가 유일하다. 중국과의 계약이 만료된 상태라 그간 벌어들인 수익조차 유
지가 힘든 상태다. 예산만 보더라도 정부의 의지가 석유구입에 있는지, 기지 건설에 있는지 드러난다.
물론 석유공사는 공사가 완료되는 시점부터(2008년) 적극적으로 임대사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하지만 이 또한 석유
의 가채년수가 길어야 60년, 경제적 가치가 있는 가채년수는 불과 40년에 그친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다. 40년 뒤라면 석유는 그 절대적 필요성으로 인해 경제적 가치는 사라진다. 석유공사는 “위기상황에 석유사용권을 우리가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물류기지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자기가 쓰기도 모자란데 그런 불리한 내용의 계약을 할 나라가
얼마나 있을까. 석유공사의 기지건설에 대한 야망은 3차 공사의 완료에서 끝나지 않는다. ‘동북아 물류중심지 사업 세부추진
계획서’에 따르면 “민간과 합작으로 석유물류 활성화를 위해 저장시설 추가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석유 편중 에너지 정책 다시 세워라
거제경실련 박동철 집행위원장은 “근본적으로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석유소비량은 계속 늘고 있지만
(2001년엔 떨어지기도 했다) 증가율은 떨어지고 있어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0
년도 석유가 차지하는 비율을 45% 이하로 전망했다. 이처럼 석유의존도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에너지 위기대응
을 위해 유독 석유자원에 대해서만 비축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위기를 오히려 높이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LNG, 원자력 등은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석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라는 이들 에너지에 대한 비축제도는 아
예 없다. 이런 실정에 수력, 풍력과 같은 대체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지난 12월 9일 거제도 석유기지를 방문했을 때 3차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명보 건설부장은 “지금도 기지 앞바다에는 해녀들
이 많다”며 환경에는 전혀 문제가 없음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이 지역 주민들이 말하는 이유는 달랐다. 기지 바로 옆
마을에 사는 김강대씨의 말이다.
“물고기는 아예 없어요. 전에는 전복이나 성게가 많았는데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3차 공사 매립지에는 독성에 적응력
이 강한 홍합이 많습니다. 뭐 그래도 기지 앞은 국가 소유의 바다라 물질하는 데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되니까 자주 들어와 보
는 거죠.”
또 스킨스쿠버 경력자 손성수씨는 “기지 앞 지심도를 기점으로 안쪽과 바깥쪽의 생태가 확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기지 안쪽
은 산호초 군락이 사라져 토착성 어류는 없고, 환경이 나빠지면 늘어나는 해삼, 해파리 등이 서식한다고 증언한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측은 “사후 환경평가는 매년 진행하고 있다”며 기자에게 평가서를 내밀었다. 문제로 지적된 내용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시공자인 대림사업의 용역을 받은 업체가 내린 결론이었다. 그렇다 해도 법적인 문제는 없다. 정부 산하기관인
낙동강환경관리청은 시공 전 환경평가만 할 뿐, 사후관리에 대해선 의무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공동대책위가 요구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했다. 지하저장탱크의 지하수 문제를 비롯해 원유 입출하시 발생하는 가스 등 주민들
의 건강과 생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해 환경조사를 실시하자는 것. 그 조사가 끝날 때까지 공사를 중지하자는
것이다. 석유기지가 들어선 지 20년이 지나도록 제 손으로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숙원사업이었다.
* 박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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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하강하면 기름, 가스 유출되는 대형사고”
우리나라 원유비축기지는 대부분 지하 저장방식을 따르고 있다. 유조선에서 방출된 원유는 바다 밑의 관을 통해 지하동굴에
저장되는데, 지하암반 내의 지하수 압력으로 기름과 가스의 누출을 방지하는 원리에 따라 저장된다. 그리고 기름 밑에 고이는
폐수는 수시로 배출관을 통해 정화된 뒤 바다로 버려진다. 따라서 지하기지는 무엇보다도 지하수가 생명이다. 지하수 하강과
동시에 비축유와 가스가 누출되면 암반의 특성상 복구가 불가능하고 기지는 폐쇄해야 한다. 수벽공을 통해 물을 공급한다지
만 지하수 하강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막을 순 없다. 지하수 용량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거제기지에서는 매일 1천5백 톤 가량의 배출수가 나온다. 이제껏은 자체 댐(4만3천 톤)으로 지하수 문제를 해결해 왔지만 최
근 ‘지하 수위 조절용’으로 거제시에 하루 3백 톤의 용수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기름과 가스누출을 의심하
며 지하기지에 대한 대대적인 환경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3백 톤은 언제 3천 톤이 될지 모른다. 일단 파이프만 연결되면 펌프 등을 통해 언제고 더 많은 양을 끌어들일 수 있다. 그리
고 법적으로 국가시설은 지하수에 대한 우선 점유권이 있어 통제는 불가능하다.”
일운면 주민대책위의 신종국씨는 “그보다 더 큰 문제는 3차 공사 현장과 2차 기지 사이의 거리가 불과 3백 미터”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기지 사이의 거리가 가까우면 두 기지가 경쟁적으로 지하수를 사용하게 되고, 지하수 사용용량의 한계로 인해 기름
과 가스 누출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구리기지의 경우 기지 근처에 들어선 호텔이 온천수를 채수하다가 지하수위가 하강해
기지폐쇄의 위기로 간 적이 있고 여수기지에서도 역시 이와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구리와 여수의 경우 각각 1킬로미터, 7백50
미터의 간격을 두고 있었는데도 문제가 발생했던 터라, 그보다 더 인접한 거제기지의 위험성은 더 커 보인다.
더욱이 주민들이 석유공사측의 안전하다는 말을 믿지 못하는 것은 거제기지에서 가스 누출이 감지돼 그 문제가 내부적으로 심
각하게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2001년 국정감사를 통해서야 비로소 알았기 때문이다. 당시 이 사실을 폭로한 이인기 의원은 “지
하기지의 암반 파쇄대의 자연균열로 인해 물이 새서 하루 2천∼3천 톤의 물을 퍼내고 있다”며 가스 누출에 대한 대비책을 추
궁했다.
거제시는 현재 늘어나는 인구와 지하수 하강으로 인해 시 전체가 물 부족을 겪고 있다. 때문에 진주 남강댐에서 물을 끌어오
고 있는 형편이다. 주민들에게 지하수와 석유기지는 그야말로 물과 기름의 관계처럼 타협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 박형숙 기
자 )
석유물류기지 못막으면,거제도가 끝장난다!!
2003-01-30 05:34: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