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입니다.

거제환경운동연합(http://www.kojefem.or.kr) 홈페이지의 내용을 옮겨 왔습니다...

남해안 특별법, 내용이나 제대로 알고 서명해야

거제시, 내용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시민들에 서명만 강요
상명하달과 복종, 그리고 시민들을 눈뜬 장님으로 만드는 '우민행정'의 표본

거제시는 최근 남해안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시청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에게 그리고 각 마을의 이장, 부녀회를 통해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시민들이 '남해안특별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시민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한적도 없거니와 그 흔한 공청회 한번 한적이 없습니다. 당연히 남해안 특별법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합니다. 심지어 서명을 받고 있는 거제시의 공무원들 조차도 대부분 남해안특별법의 법안내용을 본적이 없습니다.

이번 서명은 상급자치단체인 경상남도의 상명하달식 지시에 의해 무조건 ‘좋은 일이니 서명하라’는 식으로 아무런 생각없이 거제시민들에게 서명을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형적인 '우민행정(愚民行政)'의 표본입니다. 한가지 예로 지난해 이미 해제가 결정된 '수산자원보호구역'도 남해안특별법이 제정되어야 해제할 수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며 다시 한번 우려먹고 있습니다. 이는 시민들을 상대로 한 교묘한 기만행위 이기도 합니다.

조작, 동원된 서명, 시민들의 여론으로  둔갑

남해안 특별법은 그 내용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부동산투기 조장법' 그리고 대기업을 포함한 자본은 더욱 더 살찌고 서민들은 수탈의 대상이 되어 더 가난해지는 '양극화 심화법'으로 평가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의 악법입니다. 자본가들에겐 온갖 특혜를 제공하면서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실익은 없습니다. 심지어 원주민 소유의 토지를 기업이 마음대로 강제수용할 수도 있도록 만들어진 악법중의 악법입니다.

법안에 포함된 이러한 극악스런 내용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그 내용은 숨기고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우기며 서명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받아낸 서명은 시민여론으로 둔갑하게 되며 입법을 통해 결국 시민들의 삶의 위협하고 자신의 목을 겨누는 날카로운 칼이되어 되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책임있는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 내용이라도 알고 서명해야

서명을 하고 안하고는 시민 개개인에게 주어진 권리이자 자유의사 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의사표시에 따른 책임도 함께 져야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러한 개개인의 의사표시가 모여 여론이 되고 정책방향의 기초가 됩니다. 그렇게 정해진 정책이나 법률은 곧바로 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이번 남해안특별법이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나서 서명을 해도 늦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양치기소년 거제시가 지금까지 펼쳐온 행정의 신뢰문제도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남해안특별법은 최근 문제가 된바 있었던 '대주조선소 유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점과 부정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해안특별법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서명은 10초면 충분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평생토록 거제시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개발부처 건설교통부도 반대하는 남해안 특별법, 대체 어떤 내용 이길래...
  
남해안특별법은 정부의 개발정책부처인 건설교통부도 적극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부정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건교부 외에도 해양수산부, 환경부는 물론 법률전문가, 개발전문가등 모두 일관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특별법안은 남해안 개발을 위해 각종 규제의 완화와 인허가 절차 간소화, 개발자의 조세감면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 개발계획이 승인되어 특별법으로 제정되면 42개 법률 86개 조항에 규정된 인.허가절차를 단 한번에 의제처리가 가능하게 되어있습니다.

남해안특별법안은 특정지역의 발전이라는 '지역주의'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이 담고 있는 내용의 핵심은 특별히 남해안에 한해서 42개 법률 86개 조항의 규제를 없애자는 것입니다. 이것은 법치주의 원칙아래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 법에 대해 특별히 지역적 예외를 요구하는 것으로 지역주의가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매우 부정적이며 위험한 발상입니다.

경상남도가 남해안특별법을 주장하자  서해안특별법, 동해안특별법을 제정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 국토에서 저마다 특별법을 부르짖어 수 십년간 공익에 의거, 수정되고 보완되었던 기존의 법률을 모두 무시하자는 식으로 밀어붙인다면 이 나라 법치 근간이 흔들리는 중차대한 일입니다.

지난 6월28일 남해안특별법 공청회가 국회 헌정기념관 강당에서 열렸습니다. 이 공청회는 한나라당 김학송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부산광역시 전라남도 경상남도가 후원한 자리였습니다. 공청회에서는 경상남도의 남해안특별법안에 대한 입법취지와 주요내용 소개에 이어 각 토론자들의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발표한 각 토론의 요지를 공유하기 위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동아대학교 도시계획 조경학부 오세경 교수는 ‘특별법 제정으로 인한 난개발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일례로 시도지사가 마음만 먹으면 아무곳이든 산업단지를 지정할 수 도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덧붙여 ‘남해안특별법에서 제안하고 있는 거점개발도시의 면적을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건설교통부에서는 남해안특별법 제정의 당위성을 찾아야 하며, 잇달아 서해안 동해안 특별법 제정 움직임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현행 개발제한구역은 지난 98년 국민적 갈등 속에서 거버넌스를 통하여 국가가 심혈을 기울여 어렵사리 기준을 만들었으며 이 법률을 의제처리하게 될 경우 다른 지방까지 파급될 것’임을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개인사업자에게 토지수용권을 50%나 주는 것은 지난 기업도시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사유권 침해 문제로 어렵게 합의한 30%보다 훨씬 완화된 것으로, 얼마되지도 않은 시점에 또다시 개인재산 침해시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부도 그동안 지방을 살리기 위하여 기업도시특별법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을 실현하였지만 지방은 살아나지 않았다며 기존의 환경파괴와 개발이라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고 연구하는데 치중해야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특히 사업추진을 위한 기금마련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전혀 없어 법의 실효성이 의문시되며 경상남도는 정부가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제정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 오는 7월 12일에 발효되니 이 법을 잘 검토하여 활용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남해안특별법에 의한 재정마련이 가장 큰 문제인데 제시된 기금 마련안이 적절하다고 볼 수 없으며, 국민적 형평성 문제도 거론될 수 있고, 남해안만을 위한 새로운 기금을 마련한다는 것은 정부차원에서 사실상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건철 광주전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공청회가 급한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공감대 형성이 우선되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 뒤 국가적 해양정책의 부재를 지적했습니다.  

이어 해양수산부에서는 ‘최근 어렵사리 재조정한 수산자원보호구역, 연안관리법 등은 국가가 2년여의 연구용역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나름대로 지역민들의 고충 요건을 수렴해서 재조정하고 있는데 특별법이 이같은 정부차원의 법률들을 무시하고 의제처리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각 개별법은 나름대로 고유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이 모든 법률을 우선해서 만들어지는 특별법은 충분한 사전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연안의 개발계획들은 이런 기존의 개별법안 테두리 내에서 충분히 협의해도 남해안 발전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존의 자연공원법은 이미 특별법적인 지위를 갖고 있으며 이 법을 무시한 채 또 하나의 특별법을 제정한다는 것은 현행법상 상당한 문제가 있으며,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관리는 IUCN에 의하면 국제적인 관리 기준에서 볼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며, 따라서 경상남도가 친환경적인 개발을 하겠다고 한다면 국립공원과 관련된 개발계획들은 자연공원법 테두리 안에서 제정되고 관리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이어 삼성경제연구소 김현주 부장은 중앙정부 차원의 개발방식에서 탈피한 지자체의 역제안은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긴 하나, ‘연이어 회자 될것이 분명한 서해안특별법, 동해안 특별법 등의 제안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김유환 이화여대 법대교수는 ‘법률적으로 볼 때 깊은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며, 국가 형평성, 균형발전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오는 7월12일 국가균형발전법이 마련되어 발효될 시점에 있고, 남해안도 이 법안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이런 특별법안의 선례가 없음’도 신중히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이와 유사한 법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있으나 이는 규제를 위한 법이지 개발을 위한 법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남해안특별법안은 입안 단계에서부터 건교부 뿐만 아니라, 환경부 해수부와 논의했어야 했고, 특히 근본적인 정당성 형평성 획득에서 문제가 있음‘ 을 조목조목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법안을 보면 ‘남해안 특별법안은 ‘대통령의 승인’으로 되어있는데 이는 국무회의를 거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최소한의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하지 않는다는 성격으로 보여지는데 이는 심각한 개발 일방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또 이 특별법안에 따르면 ’관세 면세 등의 특례규정은 세재 평등의 원칙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기존의 상권들과의 마찰도 예상되는 문제‘이며, ’42개 법률을 일괄 의제 처리 할 경우, 국가전반적인 차원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어 ’민간사업에 대해 토지수용을 3개시도에 걸쳐 인정할 경우, 개인사업자에 의한 토지수용이 일반법리상 수용가능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토론자들의 공통된 지적에서도 밝혀졌듯이 이 남해안특별법안이 지역이기주의에 근거한 초법적 지위를 획득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각 지방마다 나름대로 발전구상과 계획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남해안만 특별히 42개나 되는 법을 일괄 무시하면서 추진하겠다는 용감무쌍한 발상은 전국민적 비난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이것은 근거도 불분명한 지역발전을 빙자한 초법적 지위를 갖겠다는 뜻으로도 읽혀질 수 있습니다.

 이번 공청회에서 각 전문가들과 정부부처의 토론에서 이미 상당한 무리가 있음을 조목조목 지적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특별법안이 기존의 기업도시특별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재삼 인식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두 법안을 놓고 볼 때, 오히려 서민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 예를 들면 개인사업자에 의한 토지수용권을 인정한다는 점, 개발이익환수제를 삭제한 것 등만 추가되어 좀 더 개악되었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이 특별법을 거론하기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경상남도는 우선 국가의 법에 대해 준법정신을 인지하는 일이 시급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소한의 법률적 검토도 없이 화급하게 진행된 입법 제안과,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던 언론플레이, 공청회 개최의 배경에서 우리는 정치적인 계산을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상남도는 이제 특정인을 위한 정치적 고려가 개입된 모든 거품을 걷어내고 이성적인 초심으로 돌아가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고민할 것을 정중히 제안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왜 남해안만 특별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물음에도 그 답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