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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바다 참돔들, 크라잉 넛 공연에 기립박수
조회: 10044
이름 : 이승열
2001-11-13 03:09:42
(망치목조민박에서 크라잉 넛의 추억과 발자욱을 대신 남겨 드립니다)
그들은 왜 난이도A인 기립으로 박수를 보냈는가?(도립은 D)
이제 지금부터.
종전까지 밴드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았고 지금은 거제에서 공연과 행사 기획일을 하고있는 강실장에게서 전화가 오기를 거제 크라잉넛 콘써트일행의 숙소로 제공해주싶사하는 하는 내용이었다.
평소 도울일이 있으면 기꺼이 도와 주겠다고 약속을 했고
우리 가족 전부가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즐거히 승락했으나 첫날은
예약이 이미다 되어있어 조금 복잡해지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뒷 이야기지만 예상보다 50배정도 복잡했음.)
아내는 고교시절 트럼펫을 했고 두 딸은 클라리넷,피아노,막내딸은
특히 제가 소속되어있는 서당패(교사 밴드,저는 드럼을 맡고있음)의
보컬을 맡아서 학교 축제를 무난히 끝낸 시점이라 다들 환영하는 분위기로 가장의 입장을 세워줬다.
다솜이(중1)이는 멤버들 사인을 한 10장정도 받아가서 친구들간에
인기 짱이었고 다예(초3)는 친구들에게 사인을 보여주며
크라잉넛 가수들이 우리집에 있다고 자랑했더니
"와! 진짜? 좋겠다.
그런데 크라잉넛이 뭔데?"
이튿날 저녁 , 식구전부 생전 처음으로 락 공연을 봤는데
매니저님과 멤버들의 세심한 배려로 좋은자리에서 2시간넘게 힘든줄도 모르고 머리를 꺼득이며 감상했다.(아마 최고령자였음)
그들의 왜소한 몸(김인구제외)에서 터져 나오는 불같은 에너지와 수없이 많은 라이브공연에서 배어 나오는 세련된,터프한 무대매너는
락 매니아들을 완전히 압도했다.
공연이 끝난 날 저녁에는 간단히 한잔(새벽2시)하고 자고
뒷날 망치바다 갯바위에서 났시를 즐긴 후 밤에는 강실장의 주최로
삼겹살 파티가 현관앞 데크위에서 벌어졌으니......
삼겹살이 반쯤 없어졌으때 강실장의 락엔롤노래를 시작으로 드럭사장님의 70년대 포크송,선희씨의 트로트가 이어지고
상혁의 숟가락 드럼도 가세하고 매니저들의 안무까지 더해지니
상상해 보시라. 그 화음,박자,하모니,음정.
박윤식이 통기타를 들더니 데크 난간위에 앉아 밤이 점점 깊어가는 그 때 "밤이 깊었네"를 시작한 그때부터 한 시간정도는 어느 공연 부럽지 않은 시간이었다.
우리집 앞마당에서 훤히 내려다 보이는 망치바다의 참돔들이
그 공연을 보고 어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한 일주일정도는 감성돔과 참돔들이 제정신이 아닐걸로 사료되오니
조금 비겁한 낚씨꾼들은 망치바다로 모이시길.
불현듯 떠오른 생각.
동네 할아버지들에게(참고로 말씀드리면 우리동네에는 학생이 전부
7명밖에 없음)머리 노랗고 삐죽삐쭉세운 젊은 애들이 이상한 노래들만
하면서 한 여름도 아닌데 저렇게 떠드는 이유를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야하는 부담감을 못이기고 정중하게 자리를 옮길것을 부탁드렸다.
크라잉넛 노래를 중지시키는 무식에 심히 불코ㅐ해하며(농담)
뒷방으로 공연장을 옮긴후 제 기억으로는
우리동네 맛이 약간 간 수탉이 울때까지 계속된걸로 기억된다
그 닭은 우는 시간이 일정하지않을뿐 아니라 목청은 개소리만큼 큼.
주인 할머니의 귀가 약간 먹어서 저렇게 장수한다는 말도 있고.
저의 소심함을 미안함으로 용서해주신 그 분들께 미안하고
무엇보다도 그 노래를 밤새 듣고 싶었던 제 아내에게 어떻게 용서를 구하까 고심중이다.
그렇게 그들은 환한 웃음과 잊을수 없는 노래,우리 딸들을 잘 챙겨주는 다정한 오빠의 모습을 남긴 채 떠나고
망치바다 참돔들, 크라잉 넛 공연에 기립박수
2001-11-13 03:09: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