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를 다녀가신 여러분께서 이곳에 올려 주시는 여행후기는 거제도 여행을 준비하는 많은 분들에게 현실감 있는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이 됩니다. 거제도 여행에서 좋았던 점, 아쉬운 점, 부족한 점 모두 사실에 근거하여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광지에서 개선 되어야 할 내용도 함께 올려 주시면 개선시켜 나갈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그리고 숙박업소, 음식점 등의 업소 이용을 하신 느낌도 함께 올려 주시면 여행을 오시는 분들이 참고하여 더 좋은 여행을 하실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강추!거제여행...하지만..
조회: 15098
이름 : 하상미
2003-09-13 12:48:50
몇달을 잔뜩 기대하고 나선 거제여행이 예상과는 달리 힘든 고행(?)
길이었습니다.
늦게 떠난 휴가라 나름대로 인터넷을 통해 준비도 하고 계획도 알뜰
하게 세웠지만... 세상엔 나의 노력만으론 안되는 일이 많다는것을
새삼 깨닫는 계기도 되었지요...
하하!! 무슨 말이냐구요?
저와 친구 이렇게 둘이서 9/8 - 9/10 까지 거제도로 여행을 다녀
왔거든요... 떠나기 한달전 부터 에코투어의 패키지를 신청하구
망치펜션을 예약... 고속버스표까지 여기까진 모든것이 완벽했구
이제 거제도에 가서 맘껏 여행을 누리기만 하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문제는 버스를 타고가면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9/9일 투어일정이 최소인원이 안되어 취소되었다는 말과 함께 시작된
운(?)없음이 도착해서 부터 줄줄이 터지게 되었지요.
패키지 투어가 취소되어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전 조사가
있었기에 친구와 전 여행에 큰 차질은 없을거라 믿어 의심치않았
습니다. 그런데 ...
거제에 도착하자마자 다음날 서울행 고속버스표를 예매하려 했는데
매진이 되었습니다. 일전에 에코투어에 부탁해서 미리 끊어주기로
했었는데 여행이 취소되는 바람에 내려오는 버스안에서 환불받았거
든요... (직원말로는 충분히 표는 있을거라고... ㅜ.ㅜ)
어쩔수 없이 그 다음날 거로 예매하였지요...
우여곡절 끝에 망치마을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에
갔는데 도무지 표지판을 알 수가 없더군요.
묻고 물어서 약 한시간 가량을 기다려(배차간격 1-2시간됨)
학동행을 타야하는데 구조라행을 타고 갔습니다.
얼핏 망치마을이 구조라랑 가까웠던 기억과 함께 한시간정도
버스를타고 구조라에서 내렸습니다.
지금 다시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군요...
30도가 넘는 고온 다습한 기후와 함께 흘린땀들이...
펜션의 아줌마께 전화를 했습니다.
처음엔 마중 나오신다더니 사정이 생겨서 못오니 알아서 오라고
하십니다 - 삼정상회에 물어서 버스를 타고 오면된다고...
삼정상회에 들어가서 물었습니다 아줌마왈, 언제올지 모른다며 -
한 두시간 걸릴거라 합니다 - 헉! 그래서 계속 20-30분 걸어
가면 된다는 말에 걸었습니다. 참 좋더군요...
경치가 정말 끝내주거든요.. 아스팔트엔 지나가는 차도 없고 마치
영화속 주인공이라도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옆으론 바다와 산과 아름다운 경치에 마냥 즐거웠습니다.
MT 가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20-30분이 지나도 끝이 나질 않았습니다.
양 어깨에 맨 배낭의 무게와 양손에 한아름든 먹을 거리의 무게가
점점 기운이 빠지더군요... 참고로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세일마트에 들러 술이랑 회도 뜨고 반찬거리를 잔뜩샀거든요..
정말 죽을것 같았습니다. 얼굴과 몸은 땀으로 뒤범벅되고...
비닐봉지안의 회가 상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과 함께 ...
펜션 아줌마와의 몇번의 전화통화끝에 겨우겨우 한시간을 걸어서
숙소에 도착하였습니다. 멀더군요... 차로 3분거리라는데...
걸어선 진짜 한시간 거리입니다.
오후 3시 반에 도착한 거제도가 7시가 다 되어 망치숙소에 도착했
습니다. 한밤중 처럼 깜깜해 지더군요...
첫날은 너무 힘들어 겨우 밥만 먹고 8시쯤 골아 떨어졌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분 강력히 권해드립니다.
패키지 투어가 안되시는 분은 꼭! 자가용이나 렌트카를 이용하셔셔
여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거제도는 대중교통 이용이 너무나 힘든 곳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어느곳 보다도 아름답고 조용한 여행지이니
꼭 한번 들러 보시기 바랍니다.
둘쨋날, 아침을 챙겨먹고 10시쯤 나왔습니다.
꿈에 그리던 외도와 해금강을 보기위해 구조라행 버스를 기다
렸습니다. 왠일인지 버스가 금방 오더군요...
어제로 고생끝 지금부터 행복시작인줄 알았습니다.
하하!! 예상이 맞으면 재미가 없지요...
유람선 선착장에 가니 12시쯤 출항을 한답니다.
그리고 인원이 별로 없는 관계로 해금강은 안간답니다.
헐~ 뙤약볓 아래서 두시간 정도를 기다렸습니다.
대략 20명 정도 되는 사람들과 외도를 갔습니다.
그래도 불행중 다행인건 그 유람선이 그날의 처음이자
마지막 운행이라는 선장님의 말씀!!
하마터면 거제도 가서 아무것도 못보고 그냥 올뻔 했습니다!!
감격하는 마음으로 외도를 보고 나왔습니다.
오후 2시. 다시 구조라 버스 정류장...
우리 커플과 또다른 젊은 커플 이렇게 넷이서 덩그라니 남았
습니다. 마땅히 어디를 가야할지 막막하더군요...
배도 고프고... 어쨌던 고현으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거기서 밥도 먹구 포로수용소도 갈 생각이었지요...
하지만, 또 버스가 발목을 잡더군요...
한시간이나 지나야 고현행이 온다는 말에 거짓말 안보태고
모두가 좁은 버스정류장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거지(?)처럼
앉아있었습니다. 체면이고 뭐고 없었습니다. 불쌍하지요~~~
기다리던 버스가 오고 한시간에 걸쳐 고현에 도착해서 식당을
찾아 밥을 먹었습니다. 처음간 낯선곳이라 밥먹을곳도 마땅치
않더군요... 터미널 근처 밀면집에서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
습니다. 특이한 한약냄새와 쫄깃한 면발이...한번드셔보세요
밥을 먹고나니, 포로수용소 가는 시간이 애매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굵은 빗방울 까지 떨어지면서 버스타는것도 그렇구요...
어쩔수 없이 포기했습니다.
저의 여행은 여기서 끝을 맺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단지 내뜻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었구, 버스타는 시간에 얽매여
더 많은것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나름대로 좋은 여행
이었습니다. 함께 고생을 많이 해서 인지 친구랑도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되었구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여행이란 가고 오는길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으며, 동행이 있다면
함께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구요... 더하여 보너스로 일상을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을 볼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구요...
그래서 저에게 이번 여행은 힘들었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같습
니다. 또하나 캡틴을 꼭 만나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에코투어 홈페이지에 자주 들러서인지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졌거든요
얼굴은 비록 모르지만 거제에 대한 굉장한 열정이 있으신 분같아요
담번 여행땐 꼭 투어를 통해 만나뵙길 희망합니다.
수고하세요!!
강추!거제여행...하지만..
2003-09-13 12:48: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