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석에 얽힌 전설은 조선조 말엽쯤으로 그때는 이수도 주위가 황금어장 터로 대구, 갈치, 청어, 멸치 등 안 나는 고기가 없이 많이 잡혔다.
지형적으로는 섬 마을 인 이수도가 어업이 잘 되고 잘 살아야 하는데 건너 마을 시방보다 고기도 잡히지 않고 인물 남도 드물었다.
그리고 섬 마을 이수도가 물이 좋아 시방 사람들은 이수도까지 와서 물을 길어다 먹었다.
시방사람들이 이수도 사람들 보다 잘 살 수 있는 여건은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보니 이수도 사람들은 당연히 시방 사람들에 대한 경계와 시기를 갖게 되었고 어떻게 해서라도 시방보다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전전긍긍했다.
그 때 마침 금강산에서 수도하여 도를 통했다는 도사 한 분이 이 마을에 왔다.
도사는 백두산에서부터 태백산으로 뻗어 있는 대륙의 정기를 따라 내려온 곳이 거제도 대금산이라 말했다.
대금산은 천하명당 지인데 그 산에서 보면 이수도는 학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으로 또한 명지여서 이수도를 둘러보러 왔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수도가 명지이긴 해도 건너 말을 시방이 활같이 생겨 그 곳에서 활을 쏴되기 때문에 이수도의 학이 맥을 못 춘다고 하면서 혀를 껄껄 찼었다.
그때서야 동민들은 더욱 궁금하여 도사에게 그 까닭을 묻고 좋은 방도가 없겠느냐고 물었으나 도사는 천기를 누설해서는 안 되는데 그냥 놔두면 이수도가 망하고 말겠다고 하면서 시방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막을 수 있는 방패비석을 세우라고 하고 떠났다.
동민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 도사가 시키는 대로 뒷산에 비석을 세우고 거기다가 방시순석이란 글을 팠다.
그 때가 임신년 11월 2일 이었다.
그 비석을 세운 후부터 도사의 말대로 이수도 마을은 번성해지는데 상대적으로 시방마을은 몰락하기 시작했다.
이수도 사람들은 시방 사람들이 섬에 배도 못 대게 하고 물도 길어 먹지 못하게 철저히 막았었다.
지금까지 형제처럼 다정하게 지내오던 두 마을은 이때부터 원수지간이 됐다.
시방 사람들은 생각 끝에 좋은 묘안을 짜냈다.
시방에서 쏘는 화살을 막는다고 이수도에서는 돌비석을 세웠는데 시방에서 쇠로 된 활로 쏴버리면 그까짓 돌비석쯤은 문제가 안될 것이라 하여 시방 마을 뒤 길가에 비석을 세우고 거기다가 방시만노석이란 글을 적어 넣었다.
(만노란 쇠로 된 활을 말한다) 이 비석은 이수도에 비석이 선 그 다음해인 계유년에 세워졌다.
이 방시만노석이 세워진 이후로 모든 홍업이 시방쪽으로 돌아오자 다시 이번엔 이수도 쪽에서 방시만노석을 깨부수기 위한 방법을 동원하고 시방 사람들은 밤에 횃불을 켜놓고 비석을 지켰다고 한다.
그러나 힘을 통한 방법이 허무함을 깨달은 이수도 사람은 또 머리를 짜 만노를 막아 설 비석을 방시순석위에 덧 세웠으니 오늘날 의 방시만노석이다.
어쨌거나 재미있는 마을간의 다툼도 그 이후 잠잠해졌고 지금도 어느 마을에나 어업이 성하고 인물이 나 오랜 앙금도 가라앉은 상태지만 또 어느 날 잡히지 않는 고기, 나지 않는 인물, 농사 탓에 양 마을간에 불화살의 불티가 튈지 자뭇 궁금하기도 하다.
시방과이수도비석